"이란 친구 뿐 아니라 그를 돕는 우리 학생들 모두 같은 이유로 잊혀 지기를 원합니다. 다만, 여전히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많은 사람들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아주중학교에 다니는 이란출신 학생의 난민신청이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학생회가 입장문을 냈다. 그런데 그냥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의 환영문이 아니라 엄청난 입장문이 나왔다. '이름은 잊혀지고 사건은 기억되어야 한다'라니. 이렇게 시리게 아름다우며 시선을 잡아두는 문장을 오랫만에 본다.

아주중학교 학생들이 만들어 놓은 페이지를 주르륵 훑어 보았다. 학생들은 서로를 향해 청원공유를 호소하며 친구들을 태그했고 공유된 글이 각 싸이트 상위에 위치하도록 댓글부대를 조직했다. 난민문제를 공부했다. 이 중학생들의 눈부신 노력과 서로를 향한 격려의 글에 이슬람사회의 잔혹함, 난민범죄 가능성, 일자리약탈, 비용과 같은 말을 동원하여 이 학생들의 '순진함'을 질타하고 학생들을 교육시키려 했던 숱한 성인남성들의 노력은 무위로 돌아갔다. 이들은 교육되지 않음으로서 스스로 교육되었다.

뭐랄까...
형언하기 어려운 정도로 감동받았다. 고마웠다.

아주중학교 학생회입장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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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경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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