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_약자아냐_발언의_배경과_의미
#민주노총_대선이후_물약마시고_강자로_변신?

임종석 비서실장이 정의당 윤소하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민주노총과 전교조는 더 이상 약자가 아니라고 말해서 회자되고 있다. 언론 보도가 '민노총 약자 아냐'라는 자극적 제목만 소비하고 있는 것은 너무 한심한 일이다. 말의 배경과 의미에 대한 저널리즘적 접근은 우리 언론에 기대하지 말아야 하나?

이 말은 윤소하 의원이 대통령 공약사항이기도 한 ILO핵심협약 비준에 정부가 좀 더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대답이었다. 이것을 종합하면 문재인 정부는 ILO협약 비준과 국내법개정에 정부가 나서기 위해서는 민주노총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참여해서 '탄력 근로시간'문제에 합의하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민주노총은 탄력 근로시간제도를 수용하여 노동권 하락을 감수하는 대신 ILO협약 비준과 법개정 약속을 받을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ILO협약, 특히 98조와 87조의 단결권에 대한 사항을 비준하여 전공노와 전교조의 법외노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대통령의 약속이었다. 약속은 지켜져야 하며 대통령의 약속에 사후적으로 조건을 결부시키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임종석 실장을 통해 말한 것이라고 차마 생각하기 싫지만, 적잖은 사람들은 이미 그렇게 생각하며 실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난 대선때까지는 민주노총이 약자였다가, 대선 이후로 물약이라도 먹고 강자가 되었다는 말인가? 강자가 되었으니 너희도 가진 것을 좀 내놔봐 하는 말일 수 있다.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현대차와 광주시간의 논의에 금속노조가 반대성명을 낸 문제도 그렇다. 여러번 언급했듯이 나는 정의당 광주시장 후보로서 이 정책에 전적인 찬성입장이다. 그러나 정치는 갈등을 해결하라고 있는 것이므로 금속노조의 우려를 성의있게 살펴봐야 하는 것은 이 정책을 공약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무에 속한다.

노조는 현대차가 투자하여 만들겠다는 광주공장에서 소형SUV를 생산할 계획이며 국내의 소형SUV시장규모는 12만대 정도인데, 광주공장에서 10만대를 생산하면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에 자동차를 공급하는 다른 공장에서 인력감축을 의도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걱정한다. 나는 노조입장에서 걱정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광주형 일자리가 타지역의 일자리를 감소시킨 대가로 만들어 진다면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현대자동차나 광주광역시, 그리고 광주형 일자리를 공약한 문재인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한 우려를 씻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그렇게도 어려운 일인지 잘 모르겠다.

이 우려에 대해 말할 자신들의 의무는 하나도 이행하지 않으면서 노조만을 공격한다면 굉장히 디테일한 악마를 숨기고 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임종석 실장이 이왕 말을 꺼내서 총대를 맸으니 이 문제에 대해 답해야 한다.

갈등을 해결할 길이 있는데 그 갈등해결에는 나서지 않고, 갈등 자체를 이유로 노조 때리기를 계속한다면 다른 의도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런 불신이 경사노위를 어렵게 하는 것이다.
Posted by 나경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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