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한 한겨레 '김태규 김규남' 두분 기자의 기사 참 좋다. 이런 건 기자가 아니면 쓰기 힘든 글인 듯.
기사를 보고 든 생각.
기사 "노무현·문 대통령이 내놓은 선거제에 태클거는 민주당"

1.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원래 연동형으로 하자는 뜻은 아니었다고 한다.
공약후퇴 정도가 아니라
#공약조작 아닌가!

2.
이해찬 대표가 왜 이러지? 생각해 봤다.
요새 이분이 부쩍 20년 집권이니 중심정당이니 1.5정당체제니 하는 말을 하고 다니긴 한데,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가 30%선까지 이어지니 지역구 당선자를 채우고 남을 정도의 정당지지율 상승에 대한 자신감과 비전이 없는 것이라고 결론내릴 수 있었다. 그래서 나온 말이 연동형을 하면 '지역구로 다 채워서 유능한 직능대표를 비례로 모실 수 없다'는 말을 한 것 아닌가.

3.
문 정부와 민주당은 이미 여러번의 공약파기 논란을 겪었다. 탄력적근로시간제는 노동시간단축으로 일자리 50만개 만들겠다는 공약의 파기이고, 의료민영화 반대공약은 원격진료 허용 추진으로 파기되었다. 최저임금1만원 약속 파기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사과하기도 했다.

박근혜도 보여주었지만 공약파기가 반복되면 좋지 않다. 좋은 정치인이라면 공약을 파기하지 않으며 애초에 충분히 검토한 정책을 약속한다. 불가피하게 공약파기를 해야 할 상황이라면 솔직하게 말하고 양해를 구한다. 좋은 정치인과 좋은 정당은 그렇게 한다.
나는 문재인대통령의 최저임금 공약수정 자체에 대해 강력한 비판자이지만, 대통령이 공약파기를 인정하고 누구 탓도 하지 않고 깔끔하게 사과한 태도는 정말 훌륭했다고 생각했다.

이해찬 대표는 공약파기를 인정하거나 변명하는 대신 공약이 원래 연동형이 아니었다며 정당명부비례대표제의 내용을 왜곡했다. 이해찬 대표에 의하면 공약을 파기한 것이 아니라 공약을 적극적으로 실현시키는 중인 것이다.

그는 큰 거짓말을 치는 중인데 문제는 엄청난 거짓말임에도 금방 들켜 버렸다는 데에 있다.

4.
이렇게 하면 대통령에게 좋지 않다. 왜냐하면 정의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이제 문재인 대통령 당신이 말하라고 외칠 것이 뻔하다. 원래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당대표일때 만든 당론이었고, 그가 후보였던 대선에서의 약속이었기 때문에 야당들은 당연히 이해찬 대표와의 의미없는 설전 대신 대통령을 물고 늘어져야 한다. 대통령의 처지를 군색하게 만들 것이다.

이렇게 하면 민주당에게도 좋지 않다. 당대표는 당원과 지지자에게 당이 자랑스럽게 여겨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부끄럽게 만들면 안되는 것이다. 이것은 지지강도에 현격한 차이를 불러온다. 이제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해찬 대표를 따라서 저 말도 안되는 거짓말의 공범이 되든지, 아니면 정치적 대화 적어도 정치개혁 이라는 대화소재는 기피해야 한다. 대표님 따라 우리도 철판깔고 거짓말에 동참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진실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 민주당원이라 믿기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하면 대한민국에 좋지 않다. 오바마가 당선되었을때 민주당 전략가들은 장기집권을 기대했다고 한다. 흑인을 내세웠어도 당선되었으니까 라면서. 그 기대는 8년만에 무너졌다. 무슨 위대한 정치인에게 무너진 것도 아니고 고작 트럼프에게. 그들은 그들의 제도가 항상 양당제 중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잊었다. 오바마 시대에도 공화당은 항상 제1당 아니면 제1야당이었다. 대한민국도 똑같다. 이번에 이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자유한국당은 언제나 제1당 혹은 제1야당, 끔찍하지만 언제든 여당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이 프랑스사람 #뒤베르제의_저주란 것이다.

5.
12월 15일, 국회앞 집회는 그래서 중요하다. 원래 현명한 여당의 약속지키기로 순순히 바뀔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가장 최근에 소선거구제에서 연동형비례제로 바꾼 뉴질랜드의 경우에도 이 제도를 약속했던 노동당과 국민당 모두가 공약파기를 하는 등의 우여곡절이 있었다. 거기서도 제도를 바꾼 힘은 의회 안이 아니라 광장에서 나왔다.
광주에서, 부산 경남에서, 대구와 경북에서도 모여들어야 한다.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제주에서도 모여야 하고, 전남과 전북과 충청과 강원에서도 국회로 몰려가야 한다. 그만큼 중요한 일이다.
Posted by 나경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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