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별곡

오늘 하루 2018. 12. 24. 13:20

[12월23일]

2차대전 중 처칠수상이 탄 차가 늦은 회의시간때문에 과속을 하자 교통경찰이 이 차를 세워 단속하려했고 운전사가 총리가 탄 차라며 항변했지만 그 경찰관은 '영국 수상이 탄 차가 과속했을리 없다'며 단속을 했다고 한다. 강직한 경찰에게 기분이 좋아진 수상이 경찰청장에게 연락을 하여 그 경찰을 칭찬하고 특진을 요구하자 청장은 '과속차량을 단속했다고 특진 시키라는 규정은 없다'고 했다는 이야기.

나는 어느 글에서 이 일화를 얘기하며 당시 맹렬히 조직되고 있던 경찰노동조합을 언급하지 않고 이 일화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여당 실세 중 실세인 김경수 지사의 라인이라해도 좋을 김정호 의원이 공항에서 신분증을 요구하던 공항 노동자와 벌인 실랑이는 그 자체로 매우 실망스러운 처사다. 뱃지를 달고도 이런 행태를 보였다면 더욱 부끄러운 일이고, 동행한 보좌관이 만류하지 않았다면 평소 김정호 의원과 보좌관의 수직적 관계를 말해주는 것이어서 더더욱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더더군다나 일이 발생한지 3일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사과가 한마디 없다는 것은 주변의 동료의원들과 민주당이 김정호 의원의 일에 대해 제대로 조언하지 않고 이 일을 시간이 해결해 줄 일로 여기고 있다는 것으로 그를 넘어 그 집단의 특권 허위의식을 말해주는 것이어서 더더욱 심각해 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점점 질려간다. 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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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경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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