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도지사가 119에 전화를 걸었지만 도지사 예우를 받지 못하고 관등성명을 댈 것을 요구하다 퇴짜를 맞았는데 이 일을 이유로 소방관을 징계한다고 한다.


이를 두고 윈스턴 처칠의 미담이 회자되는 건 나같은 사람에겐 매우 불편한 일이다. 처칠이 탄 총리관용차가 과속을 하자 교통경찰관이 차를 세우고 과속딱지를 떼려했다고 한다. 총리가 타고 있는 차량이라는 기사의 항변에 내가 아는 총리는 법을 어길 분이 아니라고 했다던가. 아무튼 처칠은 이 일 이후 경찰총장을 불러 그 강직한 경찰을 특진시키라 했는데 이번엔 총장이 과속차량 단속이라는 당연한 일을 했다고 특진시키라는 규정은 없다고 했단다.


영국엔 1918년부터 경찰노조가 조직되어 있었다. 이들 조합원들은 마치 밀본처럼 비밀리에 조직원을 늘려갔고 조합가입을 이유로 해고당한 경찰관의 복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파업투쟁을 벌이면서 성장한다. 처칠이 총리직을 수행했던 1940년대 후반이면 경찰노조가 이미 2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었으 때이다.


제 아무리 총리라해도 그리고 전시라 해도 신분을 이유로 한 법집행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았던 저 교통경찰관의 당당한 태도는 노동조합이라는 뒷배가 있기때문에 가능했다. 총장의 저 쿨한 멘트도 이유없는 승진을 강행했을 경우 노조의 눈치를 봐야하는 당시의 상황을 빼놓고는 온전히 이해될 수 없다.


119에 전화해서 급한 용무가 아니라 제 이름 석자를 알아봐주길 바랬던 도지사의 한심한 짓거리와 그를 이유로 한 두 명의 좌천과 예고된 징계는 모두 소방공무원에게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현실을 빼면 설명되지 않는다.


Posted by 나경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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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관악당협의 '경비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을' 캠페인 중인 이봉화씨의 로드 인터뷰입니다. ^^



Posted by 나경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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